[생생경제] 그린리모델링이 강력한 경제 부양책이 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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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2.17. 오후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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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전진영 PD
■ 방송일 : 2021년 12월 17일 (금요일)
■ 대담 : 이명주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그린리모델링이 강력한 경제 부양책이 될 수 있는 이유

◇ 전진영 PD(이하 전진영)> 환경에 대한 개인과 사회, 정부의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요즘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사는 집도 제로에너지, 건물 도시 부문에서 탄소중립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계신 분이 있어 오늘 저희가 스튜디오에 인터뷰이를 직접 모셨습니다. 탄소중립위원회의 녹색생활분과위원장을 맡고 계신 명지대 건축학과 이명주 교수님과 오늘 초대석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 이명주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이하 이명주)> 예, 안녕하세요.

◇ 전진영> 저희 사실 전화로 한번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지금은 뉴딜시대라는 코너에서 그린 뉴딜 분야에 선정이 되셔서 제가 전화연결 인터뷰를 한번 진행을 했었고, 그때 사실 시간이 좀 부족해서 하고 싶은 얘기를 많이 못했어요. 그래서 저도 좀 아쉬웠는데, 오늘 다시 스튜디오에 모셔서 좀 자세하게 내용을 들어볼까 합니다. 먼저 교수님께 인사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 이명주> 네. 오늘 YTN 라디오 생생경제에서 이렇게 건물과 도시에 관심을 가지고 저를 초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전진영> 오늘 저희가 많은 것들을, 저도 궁금한 게 많고 해서, 좀 여쭤보고 싶습니다. 그떄 저희가 지금은 뉴딜시대라는 코너에서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할 때 그린리모델링의 개념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셨는데, 오늘은 시간이 좀 지났으니까. 다시 한 번 복습을 시켜주신다면요?

◆ 이명주> 저 또한 집에서 살면서 내가 사는 집인데 집이 나를 대접하지 않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거든요. 집에 사는 게 가끔 불편할 때가 있잖아요. 더울 때는 같이 덥고, 추울 때는 같이 춥다던가. 에어컨 한번 쓰려고 해도 상당히 부담스럽고. 층간소음이며,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이 사람답게 살게 하지 않는, 그러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었어요. 과거에는 리모델링이라고 했어요. 리모델링은 인테리어를 좀 아름답게 바꿔서 내 집을 좀 새 집처럼 보이게 하자, 이렇게 해서 내부 인테리어를 바꾸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그린 리모델링은 앞에 그린이라는 말이 들어가잖아요. 그 말은 단순히 구조, 기능, 미를 떠나서 에너지까지 포함한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아름다운데 에너지까지 아끼는, 그런 건물이죠. 그러면 어떻게 그린 리모델링을 할 수 있을까. 결국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기술과 고효율의 기자재를 써서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쓸 수 있게 해서 에너지 성능을 향상시키는 그러한 리모델링을 우리가 그린리모델링이라고 하는데. 이게 너무 좋은 게요, 에너지만 아껴주는 게 아니라 집이 저를 대접해주는 그런 효과까지 있는 거예요. 더울 때 덜 덥고, 추울 때 덜 추운 집. 그리고 미세먼지, 황사가 있을 때도 어쩌면 열외수용환기장치라든가 공기 순환기를 설치해두면, 굳이 문을 닫거나 열거나 그런 고민하지 않더라도 항상 신선한 산소를 마시면서 살 수 있다, 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건강하고 쾌적하게 건물을 재생시켜주는 사업이다. 이렇게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이게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집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졌고요. 내가 살고 내가 생활하고 있는 공간이 얼마나 친환경적이냐, 얼마나 건강한 환경이냐를 더 많이 생각하는 요즘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그린리모델링을 저희가 좀 더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고, 얼마나 중요한지를 오늘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는데. 물론 최근 들어 기후위기나 어떤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좀 늘기는 했고,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 지구가 아프대. 환경이 상황이 좋지 않대. 라고 다들 위기는 인식하는 것까지는 왔는데, 그러려면 내가 뭘 해야 하지? 라고 질문을 던지면 아직까지는 암담하거든요. 교수님께서는 아무래도 현장이 계시니까, 우리 사람들의 삶 속에서 환경 문제가 어떻게 자리 잡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 이명주> 과거에는 사회, 경제, 환경. 다 따로따로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코로나 시대에 어, 코로나가 왜 발생했지? 왜 우리가 감염병에 노출돼서 생명의 위협을 받지? 라고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갑자기 경제가 무너진다. 이런 얘기도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결국은 사회, 경제, 환경이 한 몸이었던 거죠. 저희가 사실은 이것뿐만 아니라 폭염, 혹한, 홍수, 태풍, 지진. 너무 가까이 오잖아요. 정확히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기후위기, 지구온난화가 우리를 정말 위험하게 만드는구나. 이 정도까지는 다 인식하시는 것 같거든요. 저희 어머니도 40년생이신데, 매일 아침 YTN 뉴스 보시거든요. 특히 이런 환경의 문제점을 다루는 내용을 보실 때마다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굉장히 한숨을 많이 쉬시는 편이에요. 아, 정말 위험한 것 같다. 뭐가 문제인 것 같다, 라는 말씀을 주로 하시거든요. 그러면서 이제 뭔가 바뀌어야 된다, 라고 느끼시는데요. 환경이라고 하는 문제를 머릿속에 두고, 행동이 변하시는 게 느껴져요. 물론 저도 그렇고요. 아마 주변에 계시는 분들도 이제 뿌리를 내려야 하는데, 행동의 변화가 뿌리로 내려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인간에게는 의식주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어떻게 먹어야 하나, 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잔반 처리를 우리가 하지 않도록 하자. 이런 얘기도 많이 하고요. 옷 같은 경우도 가능하면 우리가 재활용된 섬유로 만든 옷을 입으면 안 될까, 이런 얘기도 하시고요. 건물도 마찬가지예요. 건물도 가능하면 에너지를 적게 쓰는 건물, 그리고 탄소배출을 안 하는 건물로 우리가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고민들이 결국은 행동해야 한다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단어가 그린 리모델링. 주, 건물 분야에서는 건물 리모델링이 아닌가 싶습니다.

◇ 전진영>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는 걸 아니까, 다들 겨울에 보일러 적게 틀고. 에어컨 온도를 높게 설정해서 틀고. 이걸 알아도, 진짜 춥고 진짜 더우면 아이, 몰라. 그냥 틀어! 이렇게 되거든요. 사실. 그런데 말씀해주신 것처럼 실제로 환경 자체가 보일러를 덜 틀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는 못 갔던 것 같아요. 그게 바로 그린리모델링이라는 거고. 그러면 오늘은 좀 더 경제와 환경이 접목된 쪽으로 저희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데, 아무래도 이런 질문을 교수님께서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아요. 그린리모델링도 어차피 돈 쓰는 거 아니냐, 이게 왜 경제적이냐. 이런 질문 많이 받으셨을 것 같거든요.

◆ 이명주> 경제적이라는 단어를 쓰실 때, 사람들은 투자 대비 내가 얼마나 돈을 회수하느냐. 그게 이익이 있느냐, 라는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요. 그때 이익을 다 돈으로 생각하시거든요. 예를 들면 그린 리모델링을 하면서 공사비로 투자한 돈이 제가 나중에 그 돈을 몇 년 후에 회수할 수 있느냐. 내가 에너지 비용을 덜 내면서 회수할 수 있는 시간이 몇 년 후냐.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시거든요.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단순히 그린리모델링이 에너지를 절약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사업이 아니라, 인간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사업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돈으로 우리가 정량화시켜 본 적은 없지만 내 몸이 건강해지면 사실 보험료도 줄어드는 거고 병원 갈 횟수도 줄어드는 거죠. 약간 다르게 이야기하면, 만약에 돈으로 환산하고 싶다. 그럼 실제로 그린리모델링을 한 집을 내가 산다든가. 그린리모델링을 한 집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면, 임대하려 한다면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사실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야 건축주 입장에선 돈을 들여서라도 그린리모델링을 한 집을 내가 팔고 싶고, 또 임대자에게 그만한 돈을 받고 임대를 하게하고 싶은 동기부여가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또 하나는 몇 년 후에 환수가 되느냐, 이런 얘기를 할 때는 보통 에너지 비용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 전기요금이 독일의 3분의 1 수준밖에 안되다 보니까 우리가 전기에 대한 의존도는 계속 높아지는데, 우리 부엌에 엄청 많은 전자제품이 있잖아요. 그렇게 전기 의존도가 높아지는데 아무리 떼도 몇 만원밖에 안 나오니까, 아무리 전기를 사용해도 우리 집 식구가 쓰는 전기요금이 휴대폰 전화요금보다 더 싸니까. 사실 전기를 막 쓰게 되는 상황이 되니 이 회수기간이 굉장히 늘어지게 되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경제적인 이익으로 우리가 다시 돌이켜 생각하려면 제도가 몇 개 바뀌어야 해요. 예를 들면 전기요금이 현실화가 된다는 거예요.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더 비싸져야 하고, 그래서 아낄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할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아까 부동산 매매라든가 임대를 할 때, 실제로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건물을 사거나 임대할 때는 그만한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 라고 해서 들어가시는. 그러한 제도들이 사실 생기지 않는 한 경제적 가치는 만족도를.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아까 말한 편익이라고 하는 거가 있죠. 건강해질 수가 있다. 내가 안전해질 수가 있다. 이런 건물에 살면 내가 어떤 폭염, 혹한이 와도 나는 정말 화석에너지를 덜 쓰면서, 전기를 덜 쓰면서도 따뜻하고 시원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집에 살 수 있다. 이런 편익은 더 많아질 수 있겠습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 기존 건축물의 성능개선을 위한 그린리모델링이 중요하고 필요하다. 여기까지는 저희가 설명을 드렸는데. 그럼 또 이렇게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보통 우리가 공장에서는 매연이 나와, 그러니까 탄소중립에 해가 될 수 있겠네. 단순히 생각하면. 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오래된 아파트. 아니면 내가 일하고 있는 오래된 건물. 이게 탄소중립에 어떤 부분이 해가 되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감이 좀 안 오거든요.

◆ 이명주> 사실은 산업 다음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부문이 건물 부문이에요. 우리나라 5천만의 인구가 7백 27만 동에서 살고 계십니다. 이 7백 27만 동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산업 다음으로 많다는 거고요. 오히려 수송보다도 더 많아요. 우리 지금 전기차 계속 장려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수송에서 나오는 게 17% 된다면, 건축물에서 나오는 게 24.7%예요. 건물이 훨씬 더 많이 배출을 하는데, 건물이 무엇을 배출한다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시죠. 우리가 건물에서 살면서, 아까 의식주. 전기 에너지를 쓰고 열에너지를 써요. 전기 에너지, 내일부터 당장 추워진다 했잖아요. 내일 당장 추워지니까 보일러를 많이 사용하시겠죠. 그럼 그게 어쨌든 가스보일러든 전기보일러든, 보일러를 작동시키려면 전기를 쓸 수밖에 없으니까 각각의 발전소에서 각 가정으로 전기를 공급해주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발전량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또, 도시가스 보일러라면 도시가스를 그 집 안에서 바로 태워서, 열에너지로 만들어서 우리는 바닥 난방을 하게 되고 따뜻한 온수를 쓰잖아요. 가정이라는 곳에서 사람이 살기 위해서, 열에너지를 쓰고 전기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는데, 전기는 발전소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이 도시가스라고 하는 화석 에너지의 종류 중에 하나인. 또 우리 집에서 배출이 되기 때문에 이것들이 합쳐지면 24.7%가 되는 거예요. 궁극적으로 건물이 배출한다, 그런 얘기를 우리는 하는데 구분하기 위한 내용이고요. 사람이 배출하고 있는 거죠. 사람이 건물에서 살 수 있도록 겨울에는 더 뜨겁게, 따뜻하게 살기 위해 배출하는 거고요. 여름에는 더 시원하게 살고 싶어서 에어컨을 마구마구 쓰면서 발전소에서는 전기를 더 많이 생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는 거예요. 다 연동이 되는 거죠. 우리가 전기를 많이 쓰면 쓸수록 발전소에서는 발전해야 할양이 많아지는 거고요. 우리가 아끼면 발전하는 양이 적어지겠죠. 그러면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도 있는 거고요. 또 온실가스 감축량도 줄일 수 있는 거고요. 결국은 마지막 끝단에서 누가 쓰고 있느냐, 누가 그 전기를 쓰고 있느냐, 라고 하니까 건물이 쓰네. 그럼 건물 나쁜 거 아니야? 그런데 알고 보니 우리가 건물 안에 살면서 우리가 쓰고 있는 거죠.

◇ 전진영> 건물 운영도 사람이 하는 거고, 건물 안에도 사람들이 생활하거나, 일을 하거나, 그러고 있기 때문에 표현만 건물에서 배출한다고 할 뿐, 어떻게 보면 건물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다들 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예 안 쓰고 살 수는 없으니까, 저희가 그린리모델링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사용을 약간 줄여보자는 취지인 건데. 그러면 좀 예로 삼을 수 있는 선례가 있을까요? 그린리모델링 사례로 이런 경우가 있었다, 라든가. 성공적인 사례?

◆ 이명주> 최근에 밝혀낸 사례 하나 소개할게요. 강동구청 제 2청사가 그린리모델링, 국토교통부가 지원하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에 선정이 돼서 2017년, 18년에 완공이 됐습니다. 17년에 설계되고 18년에 완공이 됐는데, 그린리모델링 된 오피스텔 건물. 업무용 건물이죠. 이 업무용 건물이 리모델링 전에는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이라고 해서, 등급별로 건물을 나눠보니 4등급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그린리모델링을 하면서 1++ 등급이라 해서 1등급 위에 1+, 그 위에 1++. 우리가 한우 등급 1++ 얘기하잖아요. 그것처럼 에너지 등급도 똑같아요. 1++ 등급으로 올렸습니다. 그래서 1++로 올려서 여섯 계단을 올려놨거든요. 그래서 에너지 성능을 향상시켰잖아요. 그랬더니 이제 그거를 가지고 3년 정도 건물에서 업무를 보시면서 사용한 에너지양을 명지대학교에서 모니터링을 해봤습니다. 분석을 해본 거예요. 사용량을 분석해 봤더니, 실제 우리 일반 업무용 건물이 1년에 m2 당 372킬로와트시를 쓴다고 하면, 이 그린리모델링 된 건물이, 여섯 단계 올라간. 이 그린리모델링 된 건물이 일반 건축물, 일반 오피스텔 건물보다 한 60% 절감된 걸로 나왔고요. 3년 모니터링 결과입니다. 실제 실측치예요. 그렇게 나왔고, 실제로 그 당시에는 제로 에너지 등급까지는 못 받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3년치 리모델링을 해 보니 에너지 자립율이 28%까지 나온 거예요.

◇ 전진영> 에너지 자립율이 뭔가요?

◆ 이명주> 그러니까 그 건물에서 쓰는 난방, 냉방, 급탕, 환기, 조명 에너지라는 에너지 소비량 대비 그거를 생산량으로, 재생가능 에너지로 커버를 했을 때 몇 프로까지 소비량을 감당하느냐, 라고 보는 건데 그게 28%가 나온 거죠. 그 정도 등급이면 제로에너지 5등급 수준인 거예요. 오히려 설계 단계 때 1++일 거야, 라고 하면 보통 사용하는 단계에서 그 정도가 안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더 좋은 성능으로 나온 것을 이번에 발견하게 됐고, 그러한 모니터링 분석의 결과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이 그린리모델링이라는 게 기존의 건물의 형태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지 보수를 하는 작업을 추가적으로 하는 거잖아요.

◆ 이명주> 약간 형태는 바뀔 수 있지만, 최대한 형태는 사각형 박스라면 사각형으로 존치하지만, 건축물의 높이, 디자인은 바뀌는 거죠. 그러니까 건축물의 공간을 둘러싸는 외피가 바뀌면서, 디자인이 바뀌면서 훨씬 더 단열 성능을 뛰어나게, 훨씬 틈새바람이 없게, 그리고 그러면서도 곰팡이나 결로가 생기지 않도록 설계를 잘 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만들어 놓은 상태를 이야기하는 거예요.

◇ 전진영> 그러면 이렇게 하는 게 만약에 건물이 몇 십년 되어서 낡아서, 쓸 수 없는 건물이다, 라는 건물이 있다고 하면 그거를 헐고, 새로 건물을 짓는 것보다 그린리모델링을 하는 게 비용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훨씬 좋은 건가요?

◆ 이명주> 완전히 헐고, 철거하고, 다시 건물을 지을 때는 기초부터 구조까지 전부 다 비용에 가산이 되어야 하지만, 그린리모델링을 할 때는 기초와 구조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건축물의 외피와 설비를 바꾸기 때문에 비용 자체는 신축보다는 훨씬 적게 들어갑니다. 두 번째는 유지 관리라고 하는 것을, 꼭 그렇게 그린리모델링을 안 하더라도, 우리가 그냥 일반 건축물에서 제일 먼저 고장 나는 건. 고장이라는 단어를 쓸 때는 보통 벽이 고장 난다, 이런 얘기를 안 하잖아요. 보일러가 고장 난다. 이런 얘기를 하죠. 기계가 먼저 고장이 나거든요. 그린리모델링을 하게 될 때도 가능하면 기계장비를 많이 쓰는 것보다는, 오히려 단열재를 더 두껍게 한다든가, 좋은 유리창을 쓴다든가, 단열이나 틈새바람이 없는 좋은 유리창을 미리 더 투자해서 설계 단계에서 적용해서 시공 때 설치한다든가. 틈새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한다든가, 결로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가 정말 정교하게 디테일을 설계한다든가. 그 다음에 열회수용환기장치 같이 공기 순환기 설치까지 같이 넣어서 미세먼지, 황사, 바이러스가 있을 때도 실내 공기가 항상 쾌적하게 미리 만들어 놓는다던가. 이 정도의 에너지 절약 기술을 완벽하게 갖춰 놓으면, 기계장비를 많이 설치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이런 것들이 나중에 유지관리 비용까지 아껴주는 사업이다, 그래서 에너지 절약사업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건축가의 역할, 그다음에 좋은 에너지 절약 자재. 이런 것들을 설계 단계에서부터 미연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우리가 설치해 주는 거.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전진영> 지금 우리나라에서 그린리모델링은 아직까지는 공공부문에만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거죠.

◆ 이명주> 네, 지금 현재 그렇습니다.

◇ 전진영> 이게 아무래도 민간 부문으로 영역이 좀 더 확대되려면, 사실 지금은 어떻게 보면 정부 차원에서 재정적인 지원 같은 것도 있어야 민간 부문으로 빨리 확산이 될 거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 이명주> 아까 건물 부문에서 탄소 배출량이 24.7, 우리나라 전체 양의 24.7이고 수송이 13%, 14%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전기차를 산다고 하면 차종에 따라서 125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건물을 그린리모델링을 한다고 하면 지원금을 주지 않아요. 이자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해준다든가, 융자를 지원하는 사업은 있지만, 전기차 지원금 사업처럼 지원을 해주는 사업은 없거든요. 지자체별로 서울시 같은 경우는 있는 경우도 있지만, 전국적으로는 없거든요. 이런 것들이 사실 전기차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지원을 한다면 건물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지원하는 사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얼마 전에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구축이어서, 아파트 베란다 샷시 교체사업을 그린리모델링의 일환이라고 해서 정부 지원금이 나온다고 한번 공동구매처럼 한 적이 있더라고요. 그것도 그린리모델링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이명주> 부분수선이죠. 부분리모델링을 한 거죠. 그런데 그린리모델링은 부분도 있고요, 전면리모델링이라고 해서 등급을 3등급, 4등급, 이렇게 확 상향시킬 수 있을 정도까지 가려면 건축물 외피 전반적인 것을 건드려야 하는데, 지금 이제 유리창문만 교체하는 부분적인 그린리모델링도 있을 뿐만 아니라 전면을 해야하는 것까지 가는 것도 중요한 사업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기존의 도시재생 사업에도 이 그린리모델링이 접목될 지점도 정말 많을 것 같은데, 이 부분에서도 교수님께서 관련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전문적으로 제안도 많이 해주시고 교수님께서 내주셔야 할 아이디어도 많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면 끝으로 어떤 내용을 좀 강조하고 싶으신가요?

◆ 이명주> 오늘 방송이 생생경제잖아요. 그린리모델링은 매우 경제를 부양시킬 수 있는 사업이다, 라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말씀대로 부분수선뿐만 아니라 전면 그린리모델링이라고 하는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우리는 이제 인테리어 자재부터 외장재, 단열재, 창호, 그 다음에 기기설비, 여러 가지 분야에 자재들을 우리는 다 쓰거든요. 그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굉장히 오히려 낮아요. 그만큼 우리는 좌초사업이 없습니다. 기존의 한국에 있는 많은 중소기업을 살릴 수 있는 그러한 사업이 바로 그린리모델링 사업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주체가 되어 경제활성화를 할 수 있도록 공공의 건물들을 전면 그린리모델링으로 해서 에너지 효율이 굉장히 높은 건물로 만들어 주면, 지역마다 하나씩 건물이 생기잖아요. 생기면서 여름에도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공공의 공간이 될 뿐만 아니라 그 지역 경제도 살리고요. 노동집약적 사업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나갑니다. 그러면 많은 일하시는 분들이 가계까지도 굉장히 높은 소득을 가지고 갈 수가 있거든요. 거기에 설계자, 에너지 컨설턴트, 구조하시는 분들. 지식서비스 사업을 하시는 분들께도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린리모델링이야말로 코로나 이후에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경제 부양책이 될 수 있는 사업이다, 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가고 싶습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탄소중립도 우리가 실천할 수 있고, 경제도 살릴 수 있는 방안. 그린리모델링에 대해서 저희가 교수님 뵙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지금까지 명지대 건축학과 이명주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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