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뉴딜] 제로에너지의 가치를 말하다! 제로에너지 건축 전문가 이명주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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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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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와 생산하는 에너지가 동일해 소비량이 최종적으로는 0이 되는 시스템을 의미하는 제로에너지. 바로 이러한 제로에너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명지대학교 이명주 교수가 이번 이달의 뉴딜 인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명주 교수는 제로에너지 디자인을 개척하며 제로에너지건축도시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제로에너지 건축물 및 도시분야 관련 업무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제로에너지의 필요성을 알리고, 또 우리나라의 제로에너지 기술을 해외에 홍보하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왔죠.

특히 2013년 10월 국토교통부 ‘주거환경부문 여성 1호 R&D 연구단장’에 선정된 이후 2018년 5월까지 5년간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공동주택 ‘노원이지하우스’의 기획·설계·감독과 연구관리 등 모든 과정에 참여한 분이기도 합니다. 노원이지하우스는 2017년 건축물에너지효율 최우수등급과 녹색건축물 최우수등급을 받았고, 2018년에는 국내 최초 공동주택분야 독일 패시브하우스 인증을 취득했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 종로구 ‘혜명아이들놀이터’와 경기도 ‘안산시립부곡어린이집’에 리모델링 작업에도 참여했는데요. 경로당, 어린이집, 공공청사 등을 대상으로 한 ‘제로에너지 성능 그린리모델링’과 ‘장애인 주택 주거환경사업’에 참여하여 그동안 고민해왔던 건축물에 제로에너지를 적용하는 방법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이에, 이명주 교수와 함께 제로에너지가 지금 이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한 어떤 가치로 우리의 삶을 좀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제로 에너지 건축은 무엇이며, 일반 건축 기법과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제로에너지건축물은 일반건축물과 달리 패시브 설계 요소기술, 고효율설비기술, 신재생에너지기술 및 에너지관리기술 간의 융·복합적 설계가 먼저 전제되어야 합니다.

하나의 건축물을 제로에너지를 완벽히 적용하여 설계하려면 통찰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통상 ’디자인‘은 내·외부의 공간과 입면적인 계획을 수립할 때 사용하는 단어지만, 제가 생각하는 ’제로에너지 ‘디자인‘은 제로에너지 성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앞서 언급한 다양한 기술을 하나의 건축물에, 단지에, 도시에 최적화시키는 설계를 의미합니다. 기술과 요소들을 마치 식당 메뉴판의 단품처럼 건축물에 단순 조합하는 정도가 아니라, 기획 및 계획설계 단계부터 구조·기계 및 전기설비·에너지·자재·모니터링 간의 영역을 유기적으로 설계하고 최적의 방법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통합 설계가 바로 ’제로에너지 디자인‘입니다

2019년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규제샌드박스 활성화 사업 설계 (출처 : (주)제드건축사사무소 공식 홈페이지)

#2. 제로 에너지 건축 기법으로 건설된 건축물이 단기적/장기적으로 거주민이나 이용자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까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서 발주한 촉진과제를 수행하던 중, 명지대학교 IT&제로에너지 건축센터(이명주 교수)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사회의학교실(정해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제로에너지 주택 거주 효과 입증 연구 결과에서 조금 인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4월 최신 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우리 연구팀은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제로에너지 주택과 일반주택을 비교하며 제로에너지 건축물의 실내 공기 질 개선 효과 분석, 거주자의 쾌적성 ‧ 건강 수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부에 관한 분석 연구를 진행하였는데요.

연구 결과 거주자들이 체감하는 쾌적성과 관련된 실내 온‧습도는 제로에너지 주택이 일반 주택과 비교하면 연중 내내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었습니다. 또한 실내 오염물질 농도 역시 제로에너지 주택이 더 낮게 관찰되었습니다. 더하여 제로에너지 주택의 거주자들의 실내 공기 질 및 수면 만족도가 일반 주택 거주자보다 더 높았고, 제로 에너지 거주 어린이들의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등 증상 경험 발생률은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설계자였던 저 또한 많이 놀랐구요. 예측했던 결과가 사실로 입증되어 많이 기뻤습니다.

다시 종합하자면 제로에너지 주택은 일반 주택과 비교해 실내 공기 오염물질 저감에 효과적이며, 실내 공기 질 개선이 개인별 증상 발생 위험도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고려할 때 거주자들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측정 ‧ 분석되었습니다.

#3. 교수님의 제로에너지 핵심 철학인 '인간복지, 사회복지, 에너지복지, 환경복지'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이상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인간복지, 사회복지, 에너지복지, 환경복지라는 단어들은 우리가 건축물을 더 싸게, 더 빨리 짓고자 하는 과정에서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되돌아보면서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설계한 건축물은 성별, 연령별, 장애유무와 무관하게 인간을 생각하는 건축물이 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주거단지가 지역 내에서 사회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고 기획하면서 설계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복지와 사회복지입니다.

최근에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취약계층을 포함한 우리는 화석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덜 춥고 덜 더운 집에서 살아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곰팡이, 미세먼지 그리고 바이러스 등과 같은 병원균으로부터 호흡과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어, 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복지와 환경복지가 필요한 것이죠. 2012년에 국토교통부 R&D과제를 준비하면서 발표한 이 4가지 철학이 현재도 제가 설계하는 모든 건축물에 담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4. 최근 건축이나 리모델링에 참가한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축물이 있으시다면?

오래 전부터 환경시설 그린리모델링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던 과정에서 2019년 11월 종로구청에서 발주한 해명아리수올림터 그린리모델링 프로젝트 설계자로 당선되었습니다. ‘혜명아이들놀이터’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로 환경기초시설인 낡은 가압장을 그린리모델링하여 기존의 수도사업소 에너지성능을 향상시키면서(냉방·난방·환기에너지 각각 70% 이상) 그 가압장 주변에 어린이 놀이터를 설계하여 주민들에게 되돌려주는 복합용도 그린리모델링입니다.

종로 아이들 극장을 상징하는 구조물이자 골목길 재생프로젝트이기도 했는데요. 어린이 놀이터에 설치된 장애인용 승강기, 야간 조명, 태양광 모니터링 화면이 사용하는 전력을 직접 생산하고 저녁 시간에 어두운 골목길을 밝히며 안전한 귀갓길을 지켜주는 종로구 등대 프로젝트에도 해당되었습니다. 해명아이들놀이터는 그린뉴딜 선도형 프로젝트로 인정받아 올해 5월 어린이날 종로구청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여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부처가 협력해서 만든 합작품입니다. 부처가 서로 협력하면 없던 땅도 생길 수 있고,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방향에서 주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시설도 만들어 드릴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 프로젝트였어요.

종로구 혜명아이들놀이터 (출처 : (주)제드건축사사무소 공식 홈페이지)

또한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그린리모델링 시그니쳐 사업 중 하나인 ‘안산 시립 부곡어린이집’ 그린리모델링 설계에도 참여하였습니다. 사실 기존에 있던 원형의 입면디자인을 해와 달 그리고 별과 연결시켜 설계를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원장님을 통해 시립 부곡 어린이집의 원훈이 [해처럼 밝고, 달처럼 아름다우며, 별처럼 빛나리]라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과거의 이미지를 최대한 존중하고자 하는 관점에서 입면디자인을 했는데 마치 어린이집 원훈의 스토리에 맞춰 입면을 디자인한 것처럼 되었으니까요.

최종적으로 저와 사무실의 동료들이 계획한 이 디자인이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부드러우면서도 기존의 원형창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안산시와 원장님들의 합격점을 받아 바로 실시설계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린리모델링 이후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1+등급에 해당하는 수준이지만, 안산시 에너지정책과를 직접 찾아가 담당자를 만나 설득하는 과정에서 안산시는 이 부곡 어린이집이 그린뉴딜의 핵심사업으로 인식하고 자체적으로 수소연료전지 6kW를 설치할 수 있는 예산을 추가 수립하였습니다. 수소연료전지가 추가된다면 1++이상의 제로에너지 수준 등급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시공자가 정해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힘든 과정을 통해 완공된 설계도서가 좋은 시공자의 손에서 디자인 컨셉이 잘 실현된 건축물로 완공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5. 제로에너지, 사실 조금 낯선 개념일 수 있는데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실 수 있다면?

저는 모두가 ‘제로에너지’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상승비용과 적용기술 등을 고민하고 걱정하지 않길 바랍니다. 저는 정부가 먼저 공공건축물부터 제대로 된 제로에너지 건축물과 제로에너지 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시대에 최적화된 좋은 건축물이 동네 곳곳에서 하나의 등대가 되어준다면, 모두가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언젠간 대한민국 건축법에 따라 건축가가 설계한 건축물이 자연스럽게 제로에너지건축물이 될 수 있는 날도 오겠지요?

앞으로는 국민 여러분이 제로에너지 건축물과 제로에너지 도시가 주는 좋은 혜택을 받으면서 행복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가, 행정가, 법률가, 각 분야의 모든 전문가 그리고 금융전문가 등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힘을 합쳐 만들어낸 적극적이면서도 탁월한 정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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